[반기보고서 분석] 정점에 선 모두투어, '패키지 신화'는 계속될 수 있을까?
2025년 상반기, 모두투어가 화려한 실적으로 완연한 복귀를 알렸다. 팬데믹의 긴 터널을 지나 폭발한 여행 수요가 매출과 이익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다만 이 성과가 지속 성장의 출발점인지, ‘패키지여행’ 시대의 마지막 불꽃인지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반기보고서 분석] 정점에 선 모두투어, '패키지 신화'는 계속될 수 있을까?](/content/images/size/w1200/2025/08/------------------------.png)
1) 숫자가 보여준 ‘보복 여행’ 특수
2025년 상반기 실적은 분명 뛰어나다.
- 매출액: 약 1,050억 원
- 영업이익: 약 106억 원
- 당기순이익: 약 135억 원(자산 매각 이익 포함)
억눌렸던 수요가 한꺼번에 분출된 ‘보복 소비’의 수혜를 온전히 누렸다는 방증이다. 전체 매출의 92% 이상이 여행알선(패키지)에서 나왔다는 점은, 모두투어가 전통적 패키지 시장에서 여전히 강자임을 확인시킨다. 재무건전성 개선과 플러스로 전환된 영업현금흐름도 위기 대응 능력을 보여주는 긍정 지표다.
2) ‘빛 좋은 개살구’가 되지 않으려면: 패키지 모델의 구조적 한계
이 지점에서 질문이 필요하다. 모두투어의 핵심 공식인 ‘패키지여행’은 앞으로도 통할까.
- 성장 동력의 편중: 매출의 90% 이상을 단일 모델에 의존하는 구조는 안정성보다 리스크에 가깝다. 시장은 이미 FIT(자유여행)과 SIT(특수목적여행) 중심으로 개인화·다변화 중이다. ‘기획–모객–송출’ 중심의 전통 패키지는 성숙기를 지나 쇠퇴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 2025년 호실적이 시장의 내재적 성장이라기보다, 팬데믹 이연 수요가 만든 일시적 착시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결과적으로 올해가 피크(peak)이고 이후 둔화 국면으로 넘어갈 위험을 배제하기 어렵다.
- 미래 투자 공백: 베트남 다낭 호텔 매각은 ‘핵심 사업 집중’으로 읽히지만, 동시에 비(非)핵심 포트폴리오를 통한 성장 옵션을 스스로 축소한 결정이기도 하다. 변화에 대응할 신규 플랫폼 투자, M&A, 기술 역량 내재화 등 다음 성장축 확보에 대한 적극적 시그널은 보고서에서 찾기 어렵다.
- 온라인 경쟁력의 상대 열위: 전국 대리점(B2B) 중심 간접 판매에 여전히 무게가 실려 있다. 시장 주도권이 OTA와 개인화 콘텐츠 플랫폼으로 이동한 상황에서, 오프라인 채널 의존은 디지털 전환 속도를 더디게 하고, 고객 데이터 축적·활용 측면에서도 약점으로 작용한다.
3) 2025년, 전환점이 될 가능성
앞으로의 변수는 명확하다.
- 외생 변수 취약성: 환율·유가·지정학 리스크는 여행업의 상수다. 여기에 단일 모델 의존도가 높으면 충격 흡수력이 제한된다. 외부 충격이 발생할 경우 회복 탄력성이 낮다.
- 자회사 시너지 한계: 다수 해외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으나, 현지 운영에 머무르는 비즈니스가 많아 그룹 차원의 ‘규모의 경제’나 데이터·상품·브랜드 통합 시너지가 크지 않다. 매출 볼륨 대비 구조적 레버리지 효과가 약하다.
결론: 축배보다 ‘넥스트 플랜’이 먼저
모두투어의 2025년 반기 성적표는 박수받을 만하다. 그러나 성과에 안주하면 올해의 성공이 곧 다음 위기의 서막이 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과거 공식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패키지 너머’를 준비하는 일이다.
- 수익원 다각화: FIT/SIT 수요를 흡수할 개인화 상품·모듈형 패키지·애드온 수익모델 확장
- 디지털 전환 가속: D2C 비중 확대, 채널 믹스 재설계, 퍼포먼스 마케팅과 CRM·리텐션 정교화
- 플랫폼·데이터 중심 운영: 검색·견적·예약·결제·사후케어 전 과정을 데이터화하고, 추천·가격·인벤토리 최적화를 자동화
- 포트폴리오 전략: 전략적 제휴·M&A를 통한 신사업 옵션 확보, 변동성 대응을 위한 환리스크·연료비 연동 구조 고도화
2025년의 기록적 실적이 새로운 성장 시대의 출발점이 될지, 패키지 시대의 종언을 알리는 전환점이 될지는 모두투어의 다음 선택에 달려 있다. 투자자와 시장은 이제 실행 가능한 ‘넥스트 플랜’을 확인하길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