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요금 체계, 구조에 대한 이해
단순하다고 알고 있다가 점점 깊게 들여다보면 매우 복잡한 호텔의 요금 체계와 구조를 정리해보았습니다. 호텔의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호텔의 판매 전략의 일부이긴 하지만 이러한 상품의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여행업에서는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호텔 객실 요금이란 스탠다드 룸부터 디럭스 스위트까지 각 객실 유형에 대해 하룻밤 동안 고객에게 청구되는 가격을 의미합니다. 이 가격은 호텔의 운영 비용, 경쟁 환경, 지역 시장 상황 및 계절성과 같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됩니다. 오늘날 휴가용 임대 숙소(AirBnB 등)와 같은 새로운 숙박 형태가 부상하며 산업적으로 경쟁이 매우 심화된 시장에서, 정교하고 역동적인 요금 전략은 수익과 객실 점유율을 동시에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변화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민첩한 가격 책정 능력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사유로 만들어 운영되는 다양한 호텔 요금 유형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는 이러한 상품을 유통하는 여행업에서도 기본적인 지식으로 매우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간략하게 호텔의 요금 체계와 구조에 대해서 기초적인 핵심 개념들을 정리하였습니다. 호텔 산업의 관점이 아닌 여행업에서 필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한 것임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가장 기초적인 요금 분류 체계로 아래와 같이 3가지로 나누어 집니다.
- 기본 요금제
- 프로모션 요금제
- 상시 요금제
요금체계는 분류에 따라서 같은 요금제가 중복해서 분류될 수 있습니다.
기본 요금제 (Basic Rate Plan), 호텔 요금 책정의 기초
다른 모든 가격이 계산되는 기준이 되는 자격 제한 없는 공개적인 기준점입니다. 이 요금제를 기본으로 하여 모든 가격 전략의 출발점이 됩니다.
Rack Rate, Normal Rate 공표 요금
rack rate는 어떠한 할인도 적용되지 않은 호텔의 공식적인 표준 요금입니다. 이는 호텔 브로셔나 홍보 자료에 게시될 수 있는 최고 가격을 의미하며, '워크인(walk-in)' 고객에게 제시될 수 있는 금액입니다. 오늘날 공표 요금은 실제 판매 가격이라기보다는, 다양한 할인율을 책정하는 정적(Static)인 기준점(point of reference)으로서의 실질적인 가치를 가집니다.
부르는 이름은 다양하지만 '정상 요금', '공시 요금' 경우에 따라서 Walk-in rate라고도 불리기도 합니다. 과거 호텔 리셉션 데스크의 선반(rack)에 요금표를 게시하던 관행에서 유래한 이 용어는, 역사적으로 부정직한 직원들이 고객에게 과도한 요금을 부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최고 가격을 의무적으로 게시하던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일반 소매 산업에서 사용되는 권장 소비자 가격(MSRP)을 의미하는 List Price 로도 불립니다.
BAR, 최상 가용 요금(Best Available Rate)
특정 시점, 특정 날짜, 특정 객실 유형에 대해 일반 대중이 예약할 수 있는 가장 낮은 공개 요금을 의미합니다. 과거의 복잡한 요금 체계가 고객에게 혼란을 준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되었으며, 모든 할인 및 프로모션의 실질적인 기준점이 되는 '가격 앵커(pricing anchor)' 역할을 합니다.
이 요금은 일반적으로 사전 결제나 멤버십 가입 등의 조건이 없으며, 호텔의 표준 취소 규정 내에서 변경이나 취소가 가능한 유연성(Flexibility)을 특징으로 합니다. BAR은 시장의 수요와 공급, 경쟁 상황, 객실 가용성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동(Dynamic)하며, 다른 모든 요금 전략을 설정하는 기준점(benchmark) 역할을 합니다.
많은 호텔들이 BAR 전략과 함께 최저가 보장(Best Rate Guarantee - BRG) 정책을 운영합니다. 이는 호텔 공식 채널을 통해 직접 예약하는 고객에게 항상 가장 낮은 가격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입니다. 이 정책은 고객의 신뢰를 높여 직접 예약을 유도할 뿐만 아니라, 호텔의 가격 정책을 임의로 위반하는 일부 판매 채널(OTA 등)을 고객의 제보를 통해 발견하는 데 도움을 주는 매우 전략적인 도구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호텔들의 BRG 안내는 아래와 같습니다.
변화하는 BAR
가장 낮은 공개 요금이라는 표현 때문에 BAR에 대해서는 몇 몇 오해가 존재합니다. 몇 가지만 정리해보았습니다.
- BAR는 항상 가장 저렴한 요금? 실제로는 공개된 제한 없는 가장 저렴한 요금입니다. 특정 예약 조건이나 취소 조건(환불 불가 등) 등 제한이 있는 경우 더 저렴한 요금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 BAR와 RACK Rate는 같다? 명백하게 다른 요금제입니다. Rack Rate는 이론적으로 가장 높은 요금이며 BAR는 시장 수요에 따른 실질적인 시장 가격을 말합니다.
- BAR는 항상 환불 가능? 예전에는 그랬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최근 시장의 변화는 리드 타임(lead time)이 급격히 짧아지고 있기에 BAR요금에도 Non-Refundable 옵션을 함께 제공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 BAR는 고정된 요금? BAR는 Dynamic이 그 핵심 속성입니다.
상시 요금제 (Evergreen Rate Plan)
계절이나 특정 대상 고객에 구애받지 않고, 연중 꾸준히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며 안정적인 예약을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진 요금제입니다. 호텔의 일상적인 수익 흐름을 안정시키고 고객에게 일관된 가치 제안을 제공하는 기본 옵션들입니다. 이는 기본 요금에 대한 가치 기반의 수정안으로, 항상 제공되며 편의성이나 안정성과 같은 광범위한 소비자 요구에 부응합니다.
상록수(evergreen) 처럼 변함없이 요금과 계약이 유지된다는 의미에서 evergreen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 조식 포함 요금제 (Breakfast Rate Plan) : 객실 요금에 조식을 포함하여 편의성을 제공하는 요금제입니다. 일반적으로 요금에 대륙식 아침 식사가 포함된 대륙식 요금제도(Continental Plan, CP)와 식사가 포함되지 않은 유럽식 요금제도(European Plan, EP)로 구분됩니다.
- 사전 구매 요금제 (Advanced Purchasing Rate Plan)
- 유연 요금제 (Flexible Rate Plan)
- 환불 불가 요금제 (Non-refundable Rate Plan)
와 같은 요금이 상시 요금제에 해당합니다.
프로모션 요금제 (Promotional Rate Plan)
특정 기간 동안 또는 특정 고객 그룹을 대상으로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고안된 시간에 민감하거나 특정 세그먼트에 한정된 요금입니다. 비수기 점유율을 높이거나 성수기 수익을 극대화하는 등 특정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집니다.
특별 제공 및 패키지 요금제(Special Offers and Package Rate Plans)
숙박과 함께 지역 명소 입장권, 스키 패스, 스파 이용권 등 다른 활동이나 편의시설을 결합하여 고객에게 부가 가치를 제공하는 요금제입니다. 각 항목을 개별적으로 예약하는 것보다 저렴하게 구성하여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고 객단가를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가장 흔한 예로 휴양지 리조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숙박, 모든 식사, 음료, 엔터테인먼트까지 포함하는 '올인클루시브 요금(All-inclusive Rate)' 등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정부 또는 학생 요금제(Government or Student Rate Plan)
공무원이나 학생 등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할인 요금제입니다. 일반적으로 유효한 신분증을 제시할 경우 BAR에서 10~15%의 할인 혜택을 제공합니다.
단골 고객 요금제(Loyalty Rate Plan)
신규 고객 유치 비용은 기존 고객 유지보다 5배에서 25배까지 더 높을 수 있습니다. 이 요금제는 재방문 고객에게 특별 할인이나 혜택을 제공하여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는 중요한 전략입니다.
이벤트 요금제(Event Rate Plan)
콘서트, 스포츠 경기, 컨벤션 등 지역 내에서 열리는 특별 이벤트와 연계하여, 해당 이벤트 참석자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종종 이벤트 티켓과 숙박을 연계한 패키지 형태로 제공되기도 합니다.
무료 요금제(Complimentary Rate Plan)
전략적인 판단에 따라 무료 숙박을 제공하는 경우입니다. 이는 마케팅 활동, VIP 고객 관리, 주요 파트너와의 관계 구축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 무료로 이용할 때 콤프(comp)라고 칭하는 것이 바로 이 요금제입니다.
불투명 요금제(Opaque Rates Plan)
예약이 완료될 때까지 호텔의 이름이 고객에게 공개되지 않는 대신 매우 큰 폭으로 할인된 가격을 제공하는 요금입니다. Priceline이나 Hotwire 같은 플랫폼에서 사용됩니다. 호텔은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미판매 객실을 채울 수 있습니다.
다양한 요금 제도를 패턴에 따라 분류하면 아래와 같이 분류할 수 있습니다.
예약 시점 및 확정성 기반 요금 (Booking Window & Commitment)
고객의 예약 패턴(예: 숙박 기간, 예약 시점 등)을 요금의 주요 조건으로 사용하는 행동 기반의 요금입니다. BAR를 기준으로 고객의 구매 행동에 따라 할인율을 적용하거나 패널티를 부가하여 점유율과 수익율을 높이는 전략적 요금제입니다.
사전 구매 요금제 (Advanced Purchasing Rate Plan)
'얼리버드(Earlybird)' 요금으로도 불리며, 고객이 일정 기간 전에 미리 예약할 경우 BAR에서 할인된 가격을 제공합니다. 이 요금제는 일반적으로 환불 불가 조건이 적용되어 호텔의 안정적인 수익 확보에 기여합니다.
환불 불가 요금제 (Non-refundable Rate Plan)
취소를 방지하고 확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BAR보다 약간 저렴한 가격을 제공합니다. 가격에 민감하지만 여행 계획이 확정적인 고객을 유인합니다. 예약 취소 시 환불을 허용하지 않거나 위약금을 부과하여 호텔의 예약 취소 위험을 줄입니다.
유연 요금제 (Flexible Rate Plan)
고객이 더 높은 요금(일반적으로 BAR 보다 높은 요금)을 지불하는 대신, 호텔의 취소 규정 내에서 무료로 예약을 취소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합니다. 여행 계획의 불확실성이 높은 고객에게 예약의 안정성을 제공합니다.
라스트 미닛 요금제 ((Last-minute Rate Plan)
당일 예약의 비중이 절반이 넘어가고 있다는 통계가 나오는 상황이라 마지막 순간에 예약하는 고객층을 공략하여 빈 객실을 신속하게 채우기 위한 할인 요금제입니다.
체류 기간 기반 요금 (Duration of Stay)
고객이 객실을 이용하는 기간을 조절하여 호텔의 점유율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요금제입니다.
최소 숙박 기간(LOS) 요금제 (Length of Stay Rate Plan)
고객에게 최소 숙박 일수를 요구하는 요금제입니다. 주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때, 수익성이 더 높은 장기 투숙객을 우선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데이 유즈, 대실 (Day Use Rate Plan)
고객이 1박을 사용하지 않고 주간에 몇 시간 동안 체류할 경우에 적용됩니다. 공항 호텔에서 기업 고객에게 제공되거나, 낮에 자연이나 수영장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제공됩니다.
고객 유형 및 거래 규모 기반 요금제 (Segment & Volume)
특정 그룹에 속하거나 일정한 거래량을 보장하는 고객에게 제공되는 요금제입니다.
기업 요금제 (Corporate Rate Plan)
비즈니스 여행객을 주요 고객층으로 하는 경우 사용되며, 특정 회사와 계약을 맺고 객실 요금을 할인해주는 협정된 요금(Contract Rate)입니다.
비즈니스 여행 계획이 자주 변경되는 점을 고려하여 유연한 재예약 및 취소 조건과 같은 유리한 조건이 제공될 수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수요가 많을 때에도 우선적으로 객실을 제공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단체요금제 (Group Rate Plan)
학회, 세미나, 결혼식 또는 생일 파티 등 일정 수 이상의 단체 고객이 객실 블록을 예약할 때 적용되는 전용 요금입니다. 예약하는 객실 수(볼륨)를 기준으로 할인이 제공됩니다
멤버십 요금제(Membership / Loyalty Rate Plan)
호텔의 로열티 프로그램이나 멤버십 클럽에 가입한 고객에게 제공되는 요금입니다. 이는 신규 고객 유치보다 비용 효율적인 기존 고객 유지(retaining existing ones)를 목적으로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할인된 요금 외에도 F&B제공 등 다양한 특전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B2B 계약 요금
호텔은 일반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것 외에도, 여행사, 기업, 도매업체 등과 파트너십을 맺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 재고 판매를 극대화합니다. 이때 사용되는 B2B 계약 요금은 일반 대중에게는 공개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넷 레이트(Net Rate)
'여행사 요금(travel agent rate)'으로도 불리는 넷 레이트는 호텔이 리셀러(Reseller, 예: 여행사)에게 수수료를 제외하고 제공하는 도매 가격입니다. 리셀러는 이 가격에 자신들의 마진을 붙여(mark-up)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하게 됩니다. 통상 업계에서 'net 價'로 불리는 가격입니다.
홀세일러 요금(Wholesaler Rate)
베드 뱅크(Bed Bank)와 같은 대규모 도매업체(Wholesaler)에게 대량의 객실 구매를 조건으로 제공하는 매우 할인된 요금입니다. 도매업체는 이를 다시 다양한 소매 채널(예: 온라인 여행사)에 판매합니다.
기업 요금 (Corporate Rate)
컨소시엄/TMC 요금(Consortia/TMC Rate)
대형 여행 관리 회사(TMC, Travel Management Company)나 비즈니스 그룹 연합인 컨소시엄이 더 나은 조건을 확보하기 위해 호텔과 직접 협상한 요금입니다. 이 요금은 주로 GDS(Global Distribution System)를 통해 해당 컨소시엄에 소속된 제휴 에이전트만이 조회하고 예약할 수 있습니다.
호텔 요금제의 진화, 다양성
온라인 유통 채널의 부상과 가격 투명성의 증가는 전통적인 정적(static) 가격 책정 방식의 문제점이 크게 부각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B2C뿐만 아니라 B2B 가격 전략에도 영향을 미쳐, 2000년대 초반부터 주요 호텔 체인들은 고정된 계약 요금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B2B에서도 고정된 가격을 제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이러한 고정요금제(일명 타리프 요금)이 남아있는 영역은 DMC 등을 통한 패키지 용 연간 계약 요금 정도만이 남아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호텔 요금 제도에 관하여 분류하는 기준이 매우 다양하여 보기에 유익한 문서가 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추가해야 할 내용이나 분류의 기준에 관하여 의견 있으신 분은 댓글로 의견을 남겨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