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LAFC 이적과 '직관 패키지' 전쟁: 내 티켓은 정말 안전할까?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대한민국 축구의 자존심, 손흥민 선수의 미국 프로축구(MLS) 로스앤젤레스 FC(LAFC) 이적설이 화두입니다. 팬들의 설렘만큼이나 뜨거운 곳이 바로 여행 업계입니다. 최근 'NOL인터파크투어'와 '마이리얼트립'이 손흥민 선수의 경기를 보기 위한 패키지 상품을 두고 정면충돌했습니다. 단순한 마케팅 경쟁을 넘어 법적 공방과 '티켓 무효화' 리스크까지 거론되는 이번 사안의 핵심은 무엇인지, 소비자로서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심층 분석해 보았습니다.
1. 팬덤 미디어의 기획력 vs 구단 공식 권한의 충돌
먼저 매치업을 살펴보겠습니다. NOL인터파크투어는 유튜브 '김어준의 뉴스공장'이라는 강력한 팬덤 미디어를 등에 업고 '프로젝트 1000'을 론칭했습니다. 1,000명 단위의 대규모 모객을 통해 '축구 축제'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기획입니다.

반면, 마이리얼트립은 LAFC 구단과 '한국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맞불을 놓았습니다. 구단으로부터 직접 티켓을 공급받는 독점권을 확보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즉, '미디어 팬덤을 기반으로 일단 모객부터 시작한 상품'과 '구단의 공식 인증을 받은 상품'이 시장에서 맞붙은 형국입니다.

2. 미국 스포츠 티켓의 무서운 진실: '철회 가능한 라이선스'
우리가 흔히 사는 티켓은 내 소유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미국 MLS의 법리는 다릅니다. 티켓은 구단이 부여한 '철회 가능한 라이선스(Revocable License)'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MLS 구단 약관에는 "구단의 서면 동의 없는 상업적 재판매나 여행 패키지 결합을 엄격히 금지"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만약 공식 파트너가 아닌 업체가 '그레이 마켓(리셀러 사이트 등)'에서 티켓을 대량으로 쪼개서 확보한 뒤 패키지로 팔다가 적발되면, 구단은 그 티켓을 일방적으로 무효화(Void)할 수 있습니다. 1,000명의 팬이 경기장 앞에 도착했는데 티켓이 취소되어 못 들어가는 '운영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3. '독점 판매권'이 가지는 실질적인 힘: 공급망의 차단
마이리얼트립이 확보한 '한국 내 독점 판매권'은 단순히 광고 문구가 아닙니다. 이는 LAFC 구단이 한국의 다른 업체에는 티켓을 직접 주지 않겠다는 약속입니다.
인터파크와 같은 비공식 업체가 1,000장이라는 대규모 티켓을 확보하려면 결국 암표 시장이나 현지 브로커를 이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구단이 이를 인지하고 차단하기 시작하면 연석(나란히 앉는 좌석) 확보는커녕 티켓 수급 자체가 불투명해집니다. 공식 파트너는 '공급망 통제권'을 쥐고 경쟁사의 숨통을 틔워주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4. 한국 법으로 본 분쟁: '성과 무단 도용'의 쟁점
법적 공방으로 번질 경우, 핵심은 '부정경쟁방지법'입니다. 마이리얼트립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구단과 파트너십이라는 '성과'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공식 권한이 없는 업체가 마치 안정적인 공급원인 것처럼 광고하여 고객을 유인한다면, 이는 타인의 투자 성과에 무임승차하는 행위로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과거 '민다 대 마이리얼트립' 판례에서도 법원은 플랫폼 간의 부당한 정보 수집이나 영업 방해에 대해 엄중한 잣대를 들이댔습니다. 이번 사건 역시 인터파크가 구단의 공식 IP(로고, 엠블럼 등)를 무단으로 사용하거나 소비자에게 '공식 상품'인 것처럼 혼동을 준다면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5. 2002년의 '붉은 악마'와는 다른 지금의 스포츠 마케팅
과거 2002년 월드컵 당시, 공식 후원사가 아니었던 SKT는 'Be the Reds' 캠페인으로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앰부시 마케팅). 인터파크 역시 '꿈의 직관' 같은 일반 명사를 사용하며 교묘히 규제를 피해 가려 할 것입니다.
하지만 과거와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2002년에는 '이미지'의 문제였지만, 지금은 '실물 티켓'의 문제입니다. 이미지는 흉내 낼 수 있어도, 구단이 입구를 막아버린 티켓은 복구할 방법이 없습니다. '콘텐츠(IP)를 가진 자'가 시장의 절대 강자가 되는 구조로 여행 산업의 권력이 이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6. 결론: 팬들의 설렘이 실망이 되지 않으려면
현재 상황을 종합해 볼 때, 법적·상업적 주도권은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한 마이리얼트립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여행사에게 주는 교훈: 이제 가격 경쟁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원천 콘텐츠(IP)를 확보하지 못한 기획 상품은 언제든 '공급 중단'이라는 외통수에 걸릴 수 있습니다.
- 소비자에게 주는 교훈: 특정 미디어나 커뮤니티의 영향력만 믿고 고가의 패키지를 예약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해당 여행사가 티켓의 '확약(Confirmation)'을 구단으로부터 공식적으로 보장받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즐거워야 할 축구 여행이 대규모 환불 사태나 입구 컷이라는 비극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공식(Official)'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무게는 생각보다 무겁습니다.
참고: 본 칼럼은 NOL인터파크투어와 마이리얼트립의 실제 사례와 미국 MLS의 티켓 약관, 그리고 한국의 관련 법례를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