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명이 왔다. 그런데 NOL은 돈을 벌었을까?

10월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킨텍스에서 NOL 페스티벌이 열렸다. 놀유니버스 발표 기준 관객은 약 10만 명. 60팀의 아티스트가 무대에 올랐다. 행사 전 무료 티켓 응모에는 약 180만 건이 몰렸다. 숫자만 보면 화려하다. 더 흥미로운 건 이 행사를 연 회사다. 공연기획사가 아니다. 놀유니버스다.

10만 명이 왔다. 그런데 NOL은 돈을 벌었을까?

숙박을 팔고, 교통을 팔고, 공연 티켓을 팔던 플랫폼이 이제 공연 자체를 열기 시작했다.

처음 이 소식을 봤을 때는 꽤 그럴듯한 그림이라고 생각했다.

티켓을 파는 플랫폼에서 경험을 만드는 플랫폼으로.

그런데 조금 더 찾아보다 보니 다른 질문이 생겼다.

그래서 이거, 정말 돈이 될까?


10만 명이 왔다. 일단 여기까지는 성공이다

행사 규모만 놓고 보면 첫 NOL 페스티벌은 상당한 사람을 모았다. 놀유니버스는 행사 종료 후 이틀간 약 10만 명이 참여했다고 발표했다.

공연도 하나가 아니었다. K-POP, EDM, SUPER LIVE 등 서로 다른 장르의 무대를 구성했다.

K-POP은 Mnet의 M COUNTDOWN,

EDM은 WORLD DJ FESTIVAL과 협업했다.

해외 고객을 겨냥한 상품도 있었다.

NOL World에서는 공연 티켓과 서울 호텔 숙박을 묶은 패키지를 판매했다.

공연 티켓과 셔틀을 결합한 상품도 있었다.

그러니까 공연과 숙박, 교통을 연결하겠다는 이야기가

단순한 보도자료 속 구호만은 아니었다.

실제로 상품을 만들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꽤 재미있는 실험이다.


호텔도 있고 교통도 있다. 이제 여행할 이유까지 만든다

NOL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 전략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호텔이 있다. 교통이 있다. 공연 티켓도 있다.

문제는 고객이 이걸 한꺼번에 살 이유가 항상 있는 건 아니라는 거다.

여기에 페스티벌이 들어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공연 날짜가 정해진다. 장소가 정해진다. 사람이 움직인다. 멀리서 오면 잘 곳도 필요하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아주 아름다운 그림이 나온다.

페스티벌 → 티켓 → 교통 → 숙박

하나의 이벤트가 여러 상품의 수요를 동시에 만들어낸다.

호텔과 교통이라는 여행의 재료는 이미 가지고 있으니, 이제 사람들이 여행을 떠날 이유까지 직접 만들어보겠다는 셈이다.

여기까지 생각했을 때 나도 처음에는 꽤 괜찮은 전략이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화살표다.

사업계획서에서는 아주 잘 이어진다.

고객도 정말 저 화살표대로 움직였을까?


공연 보러 왔다고 호텔까지 예약하는 건 아니다

NOL 페스티벌은 킨텍스에서 열렸다.

수도권에 사는 사람이 공연을 보러 간다면 숙박이 필요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지하철을 타거나 자가용을 이용한다면 별도의 교통상품을 살 이유도 없다.

지방이나 해외에서 오는 사람이라면 달라진다.

실제로 놀유니버스도 행사 전 외국인 관객 비중을 최소 10% 이상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실제 결과다.

행사 종료 후 공개된 자료에서는 실제 외국인 관객 비중을 확인하기 어렵다.

호텔 패키지가 얼마나 팔렸는지도 공개되지 않았다. 셔틀 패키지 판매량도 알 수 없다.

공연 관객 가운데 숙박이나 교통을 추가 구매한 고객의 비율 역시 확인할 수 없다.

이 숫자들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10만 명을 모으는 데 성공한 것과, 10만 명을 플랫폼의 거래로 연결하는 데 성공한 것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조금 이상해진다

OTA의 꽤 훌륭한 점 중 하나는 남의 상품을 팔 수 있다는 것이다.

호텔을 팔기 위해 호텔을 지을 필요가 없다. 기차표를 팔기 위해 기차를 살 필요도 없다.

공연 티켓을 팔기 위해 아이돌을 키울 필요는 더더욱 없다.

공급자가 투자하고 운영하는 상품을 모아서 고객과 연결하고 그 과정에서 수익을 얻는다.

플랫폼이 매력적인 사업인 이유 중 하나다.

그런데 콘텐츠를 직접 만들기 시작하면 조금 다른 세계로 들어간다.

공연장을 확보해야 한다. 아티스트를 섭외해야 한다. 무대를 만들고 운영해야 한다.

마케팅도 해야 하고 안전관리도 필요하다. 관객이 기대만큼 오지 않는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물론 NOL이 이 모든 걸 직접 한 것은 아니다.

K-POP은 M COUNTDOWN, EDM은 WORLD DJ FESTIVAL과 협업했다. 콘텐츠 제작 역량을 전부 내재화하기보다 전문 파트너와 함께 판을 만든 구조에 가깝다.

그래도 질문은 남는다.

남이 만든 수요를 중개하던 플랫폼이 굳이 수요를 만드는 비용까지 부담해야 할까?


물론 계산이 맞을 수도 있다

반대편에서 보면 꽤 강력한 전략일 수도 있다.

페스티벌 자체에서 반드시 큰돈을 벌 필요는 없다.

공연을 계기로 NOL을 처음 사용한 고객이 생기고, 그 사람이 호텔을 예약하고 교통을 구매하고 다음 여행에서도 NOL을 이용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경우 페스티벌에 들어간 돈의 일부는 단순한 공연 제작비가 아니다.

고객 획득 비용이 된다.

한 번 데려온 고객이 앞으로 NOL에서 만들어낼 가치가 그 비용보다 충분히 크다면 계산은 성립한다.

게다가 다른 플랫폼에서는 살 수 없는 경험을 계속 만들어낼 수 있다면 가격 비교만으로 경쟁하는 플랫폼과도 달라질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아주 그럴듯하다.

또 화살표가 등장했다.


그래서 보고 싶은 숫자가 따로 있다

놀유니버스가 공개한 숫자는 인상적이다.

약 10만 명이 참여했다. 행사 전 무료 티켓 응모는 약 180만 건에 달했다. 60팀의 아티스트가 무대에 섰다.

이 숫자들은 NOL 페스티벌이 얼마나 큰 행사였는지를 보여준다.

내가 궁금한 숫자는 조금 다르다.

공연 관객 중 NOL에서 호텔을 예약한 사람은 얼마나 됐을까.

교통상품까지 구매한 사람은 얼마나 있었을까.

이 행사를 통해 처음 NOL에 들어온 고객은 몇 명이었을까. 그 고객들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NOL을 이용하고 있을까.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만드는 데 들어간 비용보다 그렇게 만들어진 고객의 가치가 더 클까.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알 수 없다.

이 숫자가 없으면 NOL 페스티벌이 성공적인 공연이었다는 것과 성공적인 플랫폼 전략이었다는 것을 구분하기 어렵다.


콘텐츠를 만든 게 아니라 수요를 만들어본 것 아닐까

처음에는 이걸 콘텐츠 사업 진출이라고 생각했다.

조금 찾아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NOL이 모든 공연 콘텐츠를 직접 제작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번 실험에서 더 흥미로운 건 다른 부분이다.

플랫폼이 판매할 상품을 만든 게 아니라, 그 상품을 사야 할 이유를 만들어봤다는 것.

호텔은 원래 있었다. 교통도 있었다. 공연 티켓도 있었다.

없었던 건 고객이 그것들을 함께 구매해야 할 이유였다.

페스티벌은 그 이유를 플랫폼이 직접 만들어보려는 시도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해 보인다.

이게 성공한다면 꽤 재미있는 모델이 된다.

반대로 공연에 10만 명은 왔는데 대부분 공연만 보고 집에 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성대한 축제는 남는다.

플랫폼의 숙제도 그대로 남는다.


10만 명 다음의 숫자가 궁금하다

NOL 페스티벌을 실패라고 볼 근거는 없다.

첫 행사에 약 10만 명을 모았다는 것만으로도 행사 자체의 흥행은 평가할 만하다.

그렇다고 이걸 보고 NOL이 콘텐츠와 여행을 결합한 새로운 플랫폼 모델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하기에도 아직 이르다.

나는 오히려 이번 행사를 보고 물음표가 하나 더 생겼다.

플랫폼이 고객에게 여행상품을 잘 파는 것과 고객이 여행할 이유까지 직접 만드는 것.

둘 중 어느 쪽이 더 좋은 사업일까.

답은 아마 다음 페스티벌의 라인업보다 다른 숫자에서 나올 거다.

10만 명을 모으는 데는 성공했다.

그 10만 명으로 돈을 버는 데도 성공했을까?


※ 관객 약 10만 명은 놀유니버스 발표 기준이다. 행사 후 실제 외국인 관객 비중, 호텔·셔틀 패키지 판매량, 숙박·교통 전환율 및 행사 수익성은 공개 자료에서 확인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