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의 AI Native 전환, 아직은 공사중
요즘 어딜 가나 '에이전틱(Agentic)'이 화두입니다. 하지만 이번 ITB Berlin 세션에서 드러난 거물들(Google, Booking.com, Sabre, Skyscanner)의 속내는 조금 더 복잡합니다. 대담을 관통하는 결론은 "기술은 준비되었으나, 신뢰와 인프라는 아직 공사 중"
ITB Berlin 2026 현장에서 진행된 'The Industry View: How Travel Will Become AI-native' 세션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 : 검색에서 실행으로
- 정의 : 단순히 정보를 찾아주는 '링크'의 나열을 넘어,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예약, 결제, 사후 관리까지 스스로 완수하는 AI 대리인(Agent) 기반의 상거래 체계입니다.
- 비즈니스 맥락 : Google은 이를 위해 UCP(Universal Commerce Protocol)를 밀고 있고, OpenAI는 ACP를 내세우며 표준 전쟁 중입니다. 단순히 편리함을 주는 수준이 아니라, 누가 예약의 '완결권'을 가져가느냐는 주도권 싸움이 본질입니다.
트래블 테크의 딜레마 : 리테일과는 다른 '여행'의 문법
- 리스크 : Google의 James Byers는 여행이 리테일(쇼핑)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으로 '고관여, 고신뢰, 감정적 소비'를 꼽았습니다. 공산품은 AI가 잘못 사면 반품하면 그만이지만, 가족 여행을 AI가 망쳐놓으면 그건 재앙이 됩니다.
- 실무적 고충 : 인프라가 따라오지 못합니다. Skyscanner의 Pierro Sierra는 항공권 가격이 실시간으로 변하는 다이내믹 프라이싱 환경에서 AI 에이전트가 수억 번의 쿼리를 날릴 경우, 항공사의 Look-to-Book ratio(조회 대비 예약률)가 폭발하여 시스템이 마비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신뢰의 격차(Trust Gap) : 90% vs 9%
- 데이터의 이면 : Booking.com의 James Waters가 던진 숫자가 뼈를 때립니다. "사용자의 90%가 AI 여행 계획에 기대를 걸지만, 실제 예약을 AI에게 온전히 맡기겠다는 사람은 한 자릿수(9% 미만)에 불과하다"
- 비판적 시각 : 결국 에이전틱 AI가 성공하려면 단순히 똑똑해지는 게 아니라, VCC(가상신용카드) 결제 보안, 데이터 주권, 그리고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책임지는가'에 대한 답을 내놔야 합니다.
주요 플레이어별 전략 ?
- Google : "우리는 슈퍼파워를 줄게." 하지만 속내은 검색 광고 시장이 AI 챗봇에 잠식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UCP'라는 새로운 통행료 징수 체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 Booking.com : "신뢰가 제일이야." 겉으로는 신뢰를 강조하지만, 사실 60%에 달하는 직판(Direct) 앱 트래픽이 AI 에이전트(Google 등)에게 중간 탈취당할까 봐 전전긍긍하는 중입니다.
- Sabre : "인프라부터 바꿔야지." GDS 거인답게 브랜드까지 리뉴얼하며 '에이전틱 API'를 출시했습니다. 레거시 시스템을 AI 친화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는 생존 본능입니다. GDS는 AI시대에 가장 먼저 사라지게 될 비즈니스 일 수 있습니다.
- Skyscanner : "개인화가 답이다." 메타서치 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용자 개인의 취향보다 '이번 여행의 맥락(Context)'에 집중하는 AI 엔진으로 피보팅 중입니다. 아직 사용자가 있고 지배력이 있을 때 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