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계획 스타트업은 왜 실패하는가: AI 시대의 새로운 고찰 (번역)
Travelbiztalk에 여행 계획 스타트업에 관한 글이 공유되고 나니 Travel Massive 에 등록되어 있는 Why Most Travel Planning Startups Miss the Mark 라는 글을 추천 받아 정리하여 공유합니다. 필요하신 분은 원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론: 풀리지 않는 여행 계획의 딜레마
최근 AI 기술의 발전으로 여행 계획 스타트업에 대한 논의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창업가들이 끊임없이 여행 계획 프로세스를 개선하려 시도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업계 전문가들이 "여행 계획은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합니다. 수많은 실패 사례가 그 증거라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양측 모두 현재의 여행 계획 방식이 번거롭고 비효율적이라는 데 동의한다는 사실입니다. 흔히 "사람들은 여행 계획 자체를 즐긴다"는 주장이 스타트업에 대한 반론으로 제기되지만, 이는 문제의 본질을 놓친 것입니다.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조차 불필요한 마찰을 원하지는 않으며, 진정으로 경험을 개선하는 솔루션은 언제나 환영받을 것입니다.
과거의 실패는 여행 계획이라는 '문제'가 없어서가 아니라, 사용자의 진짜 니즈를 오해하고 제품 설계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계획 과정을 대체하려 했을 뿐, 개선하지는 못했습니다.
1. 사람들은 왜 여행을 '계획'하는가?
여행자들이 꼼꼼하게 여정을 계획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들이 원하는 결과는 무엇일까요? 여행 계획의 이면에는 세 가지 핵심적인 동기가 존재합니다.
핵심 동기 3가지
- 접근성 및 비용 효율성: 여행자들은 원하는 숙소나 항공권을 확보하고 최적의 가격으로 예약하기 위해 계획합니다. 사전 예약은 이 두 가지를 모두 보장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FOMO): 특정 목적지를 평생 한 번만 방문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중요한 명소나 활동을 모두 경험하고 싶어 합니다. 여행에서 돌아온 뒤 "아, 그걸 놓쳤네"라고 후회하는 것만큼 끔찍한 일은 없습니다.
- 즐거움의 극대화 (가장 중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1년에 2~3번 여행을 떠납니다. 드물게 이루어지는 고가의 소비인 만큼, 모든 여행이 가치 있기를 바랍니다. 계획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즐거움을 극대화합니다.
- 시간 최적화: 한정된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할 수 있게 합니다.
- 마음의 평화: 출발 전에 대부분의 물류적 측면을 처리함으로써, 막바지 준비의 스트레스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 정보에 기반한 의사결정: 충분한 조사는 기대치를 관리하고, 개인의 관심사에 맞춰 경험을 조정하며, 잠재적인 실망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2. 전형적인 여행 계획 프로세스
일반적인 여행 계획은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 여행자들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쏟게 되며, 특히 '조사/탐색' 단계에서 가장 큰 마찰을 경험합니다.

- 영감 (Inspiration): 광고, TV 프로그램,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끊임없이 여행 콘텐츠에 노출되는 단계입니다. 아직 목적지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막연히 다음 휴가에 대한 기대를 품고 버킷리스트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 조사/탐색 (Research/Discovery): 휴가가 필요하다고 느끼면 본격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선택지를 좁혀나갑니다. 관심사, 예산, 시간에 따라 목적지의 우선순위를 정하며 수많은 웹사이트를 오갑니다. "여행객은 평균 38개의 웹사이트를 방문한다"는 유명한 통계가 바로 이 단계의 고충을 보여줍니다.
- 계획 (Planning): 조사 단계에서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일정을 만듭니다. 활동과 동선을 논리적으로 배열하고, 시간과 예산 제약 내에서 균형을 맞추는 과정입니다. 수많은 수정과 비교를 거쳐 최적의 일정이 탄생합니다.
- 예약 (Booking): 일정이 확정되면 항공, 숙소 및 기타 필요한 예약을 진행하여 여행 계획을 최종적으로 확정합니다.
3. 여행 계획은 해결해야 할 '문제'인가?
많은 여행자들이 계획 과정을 즐긴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일부 연구는 여행에 대한 기대감과 계획 단계가 실제 여행만큼이나 만족감을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여행 계획에 '문제'가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계획의 즐거움과 마찰
여행 계획은 도착하기 전부터 목적지의 아름다운 풍경과 문화를 탐험하는 '가상 탐험'의 즐거움을 줍니다. 또한, "17번째 웹사이트에서 나만 아는 숨은 보석을 찾을지도 몰라"라는 기대감은 마치 보물찾기와 같은 지적 쾌감을 선사합니다.
문제는 이 과정이 지나치게 번거롭고 마찰이 심하다는 점입니다. 여행자들이 38개의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완벽하고 신뢰할 수 있는 단일 정보 소스의 부재: 대부분의 여행 웹사이트는 사용자 편의가 아닌 '전환(판매)'을 목표로 설계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사용자들은 새로운 정보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때까지 여러 사이트를 옮겨 다니며 정보를 검증합니다.
- 정보 교차 검증의 필요성: 신뢰도를 확인하고 다양한 관점을 수집하여 올바른 선택을 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고 싶어 합니다.
성공적인 플래너의 조건
따라서 성공적인 여행 플래너는 다음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 계획 과정의 즐거운 측면을 보존해야 합니다.
- 다른 정보 소스를 찾을 필요가 없을 만큼 포괄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39번째 웹사이트'가 될 뿐입니다.)
- 프로세스를 간소화하여 마찰을 줄이고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켜야 합니다.
4. 기존 스타트업들이 실패한 이유
지난 10년간 수많은 스타트업이 여행 계획 시장에 도전했지만 대부분 실패했습니다. 그 이유는 제품 자체의 결함과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제품 설계의 함정
-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에 대한 과도한 의존: 포괄적인 콘텐츠를 축적하는 데는 수년이 걸립니다. 콘텐츠가 부족하면 사용자는 몇 가지 팁만 얻고 떠나버립니다.
- 맥락적 깊이의 부재: 장소를 목록이나 지도 위의 점으로만 표시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여행자들은 "이곳은 어떤 분위기일까?", "무엇을 놓치지 말아야 할까?"와 같은 깊이 있는 정보를 원합니다.
- 경직된 계획 방식 강요: 사용자 개개인의 자연스러운 계획 스타일을 지원하는 대신, 정해진 틀에 맞추도록 강요하여 오히려 마찰을 만듭니다.
시장 진입의 장벽
- 높은 사용자 확보 비용: Booking.com과 같은 거대 기업과의 광고 경쟁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Booking.com은 2023년에만 마케팅 비용으로 68억 달러를 지출했습니다.)
- 신뢰 구축의 어려움: 수십 년간 쌓아온 기존 기업의 브랜드 충성도를 넘어서기 어렵습니다.
- 제휴 기반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 제휴 수수료(약 10%)만으로는 막대한 규모의 사용자를 확보해야만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여행은 1년에 몇 번 안 가니까 앱을 잊어버릴 것이다"라는 주장은 핑계에 불과합니다. 하이킹 앱 'Alltrails'처럼, 첫 사용에서 확실한 가치를 제공하면 사용자들은 계속 돌아옵니다. 중요한 것은 사용 빈도가 아니라 제공하는 가치의 깊이입니다.
5. AI는 여행 계획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AI의 등장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지만, 단순히 AI를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여행 계획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현재의 AI 기반 솔루션들은 몇 가지 중요한 지점을 놓치고 있습니다.
AI 솔루션의 근본적인 문제점
- '속도'에 대한 잘못된 집착: 대부분의 AI 앱은 "몇 시간의 리서치 시간을 절약하세요"라고 광고합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속도'가 아니라, 일생일대의 경험을 할 것이라는 '확신'입니다. 더 효율적이고 흥미로운 계획 과정을 목표로 해야지, 더 빠른 과정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됩니다.
- '일정'부터 제시하는 잘못된 접근: AI는 탐색의 즐거움을 건너뛰고 곧바로 완성된 일정을 제시합니다. 이는 레스토랑에 앉자마자 메뉴판도 보지 못했는데 임의의 음식이 나오는 것과 같습니다. 일정은 탐색과 고민의 '결과물'이어야지, '시작점'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 챗봇 인터페이스의 한계: 여행 계획 시 사용자는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모르는 '탐험가'일 때가 많습니다. 사용자가 좋은 프롬프트를 입력하기 어렵기 때문에, 챗봇은 최적의 도구가 아닐 수 있습니다. 탐색적 본성을 지원하는 더 나은 UI가 필요합니다.
결론: 경험의 향상, 그 이상의 가치
AI는 비정형 데이터를 처리하고 콘텐츠를 대규모로 생성하는 놀라운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분명 여행 계획 경험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사용자가 진정으로 무엇을 필요로 하고 원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시간을 단축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가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돕고, 계획 과정 자체를 더 즐겁고 자신감 있게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이러한 본질적인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AI 기반 여행 계획 스타트업 역시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게 될 것입니다.
저자에 관하여

글의 저자는 여행목적지 전문 서비스인 Wandr의 Founder, Benoit Collin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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