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A SHINSEGAE - 새로운 여행의 세계로 안내할 것인가 ?

2025년 신세계 백화점 그룹이 여행업에 진출한다고 선언했고, 작년 여름 휴가 시즌이 지난 시점 서비스를 런칭 했다. 대기업의 여행업 진출은 이젠 놀랄만한 일이 아니고, 잊을만 하고, 잠잠하면 한 번씩 반복되는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대기업의 여행업 진출사 → VVIP 여행 서비스에 대한 단상 (斷想) → 보법이 다른 신세계의 여행서비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VIA SHINSEGAE - 새로운 여행의 세계로 안내할 것인가 ?

1. 대기업들의 여행업 진출

내가 이 업계에 발을 내 딛은지 몇 년 되지 않아, 롯데그룹이 여행업에 뛰어든다고 선언했고,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가 롯데그룹의 여행업 진출을 반대했다.

“롯데 여행사 만들면 롯데 제품 불매운동”
롯데 여행사 만들면 롯데 제품 불매운동 신중목 관광협회중앙회장 밝혀 직원들 일자리 잃고 거리로 내몰리는 상황 보고있을수 없어
“롯데여, 우리를 죽이려는가” - 시사저널
롯데그룹의 여행업 진출을 둘러싸고 국내 여행 업계가 시끄럽다. 중소 여행 업체들이 ‘대기업의 시장 잠식’ 가능성을 들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여행사 단체

우려와는 다르게 롯데그룹의 여행업 진출은 생태계를 파괴하진 않았으며, 현재까지도 명맥을 잘 유지하고 내려오고 있다.

그럼 우리나라 10대 그룹과 여행업은 어떤 접점을 갖고 있을까 ?

1970년대 설립이 3곳, 1990년대 설립이 1곳, 2000년 이후 설립이 5곳으로,

대기업의 여행업 진출은 갑자기 등장한 상위 포식자의 개념은 아닌 것 같고, 꾸준히 이 업계와 함께 해 왔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것 같다.

이렇게 보니 롯데그룹 여행업 진출 시, 시위를 했던 우리의 자화상은 그냥 ‘땡깡’에 가까운 모습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2. VVIP 여행 서비스에 대한 단상 (斷想)

2010년 이전 내가 몸담았던 회사에서 0.1% VVIP 고객을 위한 상품을 만들겠다 선언하고, 조직을 만들었다.

‘ Z 프로젝트 사업부 ’ 농담이 아니라, 부서 이름이 진짜 저거였다.

동료들은 '마징가 Z'를 만드는 부서냐 ? '전격 Z 작전'을 수행하는 요원들이냐 ? 라는 우스게 소리를 던지기도 하였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회사는 고객 세분화를 그리스 신화에서 신들의 이름으로 하였고, 가장 최상위에 있는 고객은 Z 신에서 이름을 따왔었다.

헤라, 아프로티테, 아폴로, 하데스라는 고객 밴드도 있었으나, 브랜드화 되지는 않았다.

(다른건 몰라도 악성고객을 하데스라고 네이밍한 건 정말 재미있는 발상이고, 적절한 네이밍 이라 생각했다.)

참고로 이 부서는 우리 팀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자연스럽게 교류가 많았고,

이 부서가 어떤 일을 하고, 구성원들이 어떤 고민을 하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초기에는 초고가 상품을 만들고, 부자들에 대해서 공부하였다.

그 당시 499,000원 하던 북경 3박 4일 상품이 1,000만원 짜리로 나오기도 하였다.

항공 이동은 당연히 비즈니스에 탑승했고, 최고급 호텔에 머물렀으며, 식당은 메뉴판이 없는 식당을 데리고 갔다.

그냥 식당 가서, “곰 발바닥 요리가 먹고 싶어요.” 라고 하면, 그 요리를 내주는 식당에 간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1,000만원 짜리 북경 3박 4일 여행상품은 잘 팔렸을까 ? 정답은 아니다.

1,000만원 짜리 북경 3박 4일 짜리 상품은 곧 없어졌고,

동료들은 부자들에 대해서 학습 정보를 쌓아가며, 패턴을 정하고, 정의를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부자들은 1,000만원 짜리 여행 상품에 지갑을 쉽게 여는 사람들이 아니라,

'만원을 쓰더라도 고민을 많이 하고, 가치있게 쓰는 사람들이다' 라는 것이 다시 내린 정의였다.

부자들에게 여행상품을 제안했을 때, 누구보다도 원가에 대한 분석을 철저하게 하고,

수수료에 대한 요율도 직접 정해 주는 사람들도 다수 있었다고 한다.

이쯤 되면 부자들이 괜히 부자가 된게 아니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VVIP에 대한 타겟도 0.1% → 1% → 5%로 크게 확장되었다.

사실 타겟을 그냥 좁고 코어하게 유지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건은 그냥 나만의 분류 값일 수도 있지만,

여행업계에서 구분하는 VVIP 서비스는 크게 3개 정도로 나뉘는 것 같다. (지금은 없어진 브랜드 들도 있으니, 그냥 참고만 하자)

  • 대형 여행사들의 VVIP 서비스 : 하나투어 제우스, 모두투어 하이클라스, 한진관광 칼팩
  • VVIP만 타겟으로 한 여행사 : 샬레 트레블 (과거에는 몇 몇 업체가 있었는데 지금은 대부분 사라진 것 같음)
  • 커뮤니티, 매체 중심의 여행 연계 서비스 : 풍월당, 상미회 등

첫번째와 두번째는 그냥 고가의 상품에 집중하는 느낌이라면,

커뮤니티, 매체 중심의 여행 연계 서비스는 회원들의 관계에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오늘의 주제인 VIA 신세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3. 보법이 달랐던 신세계의 여행서비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대기업이라고 딱히 다르지 않다) 새로운 서비스가 런칭하면 최대한 많은 홍보와 유입 경로를 만들어 놓는다.

대기업들은 모든 자산과 자원을 활용하여, 자신들이 만든 새로운 서비스가 빛을 발휘 할 수 있도록 융단 폭격을 진행한다.

그런데 VIA SHINSEGAE의 시작은 그렇지 않았다.

초기 VIA SHINSEGAE 서비스는 철저하게 APP 중심의 전략으로 시작했다.

SHINSEGAE App을 다운로드하고 실행시킬 경우에만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었으며,

PC, MO 웹에서는 VIA SHINSEGAE 서비스를 접속할 수 없고, 웹 매거진 및 콘텐츠만 확인할 수 있었다.

  • 신세계 APP을 통한 VIA SHINSEGAE 접속 (출처 : 신세계 앱)

웹을 통한 마케팅과 APP을 통한 마케팅은 환경, 비용에 따라 전략과 운영 방법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모바일 광풍의 시기였던 15년 전에는 너도 나도 무조건 APP 서비스를 내놓았고, APP 퍼스트 마케팅을 활성화 하였다.

하지만 생성형 AI가 대세인 현재는 생성형 AI에게 효율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웹 중심의 플랫폼의 마케팅이 더 유리하다는 견해도 있다.

고객을 유치하는 마케팅 관점에서도 WEB이 고기잡이라면, APP은 가두리 양식을 하는 개념이다.

고기잡이를 통해 더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지만, 가두리 양식을 통해서는 물고기를 키워 먹거나, 언제든지 꺼내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왜 VIA SHINSEGAE가 초기에 최대 노출이 아니라, APP 중심의 한정된 마케팅을 운영했는지는

고객 CRM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백화점 VIP 마케팅의 구조를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 신세계 백화점 VIP 트리 (5,000만원 이상) - AI 정리본
  • 현대 백화점 VIP 트리 (5,000만원 이상) - AI 정리본
  • 롯데 백화점 VIP 트리 (5,000만원 이상) - AI 정리본

백화점의 VIP 마케팅은 철저하게 폐쇄적이고, 선택 받은 고객들만을 위한 서비스다.

전국 상위 999명, 777명이라는 숫자가 말해주듯, 이들은 대중에게 노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특별함과 배타성이 이들에게는 더 큰 가치로 작용한다.

  • VIA SHINSEGAE의 여행상품 라인업 (출처 : VIA 신세계)

VIA SHINSEGAE도 초기에는 이러한 철학을 그대로 따랐던 것 같다.

신세계 백화점의 VIP 고객들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여행 서비스로 포지셔닝하며,

APP을 통해서만 접근 가능하게 함으로써 배타성과 프리미엄을 강조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 VIA SHINSEGAE의 마케팅 전략에 변화가 생긴 것 같다는 느낌이다.

현재는 인스타그램을 통한 콘텐츠 마케팅, 라이브커머스 등 웹을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초기의 폐쇄적인 APP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고객층에게 다가가려는 시도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VIA SHINSEGAE가 기로에 서 있는게 아닐까 ? 라는 생각이 든다.

과연 이들은 초기의 전략대로 APP CRM 중심의 코어한 VIP 고객만을 타겟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웹으로 확장하여 더 많은 고객층을 확보하려는 방향으로 갈 것인가 ?

개인적으로는 VIA SHINSEGAE가 처음의 모습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실적, 성장에 대한 프레스가 있기에 모라도 해야하는 입장 일 수도 있다.)

철저하게 코어한 고객만 바라보면서, 그들에게 진정한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남았으면 한다.

“백화점 프리미엄 여행 아니었어?” 비아 신세계 홈쇼핑 등판에 ‘눈길’
신세계백화점의 럭셔리 여행 브랜드 ‘비아 신세계(VIA SHINSEGAE)’가 최근 CJ온스타일을 통해 홈쇼핑에 등판했다. 고급 큐레이션 여행을 지향하던 초기 브랜드 전략과는 다소 결이 다른 대중적인 판매 채널인 홈쇼핑을 선택했다는 점을 두고 비아 신세계의 영업 전략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비아신세계는 지난 25일 CJ온스타일에서 ‘스위스 일주 9일’ 상품을 판매했다. 5월~8월 출발하는 일정으로 에미레이트항공 또는 에티하드항공을 이용해 전 구간 비즈니스 클래스로 이동하며, 상품가는 날짜에 따라 1,490만원

앞서 이야기했던 타사의 사례처럼, VVIP 타겟을 0.1%에서 1%, 5%로 확장하는 순간

서비스의 정체성이 흐려지고, 결국 특별함을 잃게 되는 것을 우리는 이미 봐왔다.

대중에게 어필하는 것과 진정한 VVIP에게 어필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게임이다.

VIA SHINSEGAE가 어떤 선택을 할지, 그리고 그 선택이 여행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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