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플랫폼은 왜 맛집을 찾았고, 국내에서는 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을까 ? (2/2)

1편에서는 국내 여행 플랫폼이 왜 맛집을 찾았고, 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는지 살펴봤다. 여행과 맛집은 이용자의 여정 안에서는 자연스럽게 이어지지만, 두 사업을 한 회사 안에 넣는다고 해서 그 연결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해외에서는 달랐을까? 이번 글에서는 해외의 결합 사례를 살펴보고, 성과를 낸 곳들은 무엇이 달랐는지 짚어보려 한다. 이어 국내에서 그 가능성에 가까이 가고 있는 플랫폼을 통해, 여행과 맛집의 결합이 의미를 가지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정리해 보자.

여행 플랫폼은 왜 맛집을 찾았고, 국내에서는 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을까 ?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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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플랫폼은 왜 '맛집'을 찾았고, 국내에서는 왜 기대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을까 ? (1/2)
“여행의 절반은 먹는 것”이라는 말처럼 여행과 맛집은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어 두 서비스를 연결하려는 시도가 꾸준히 이어졌다. 하지만 여행 플랫폼과 맛집 플랫폼의 협업이 거두는 성과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본 글에서는 여행과 맛집 플랫폼의 공조를 두 편에 걸쳐 다루고자 한다. 먼저 국내 사례를 통해 두 서비스의 결합 양상을 짚어보고, 이어 해외에서는 이러한 협업이 어떤 성과로 이어졌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지난 글에 이어 2편입니다. 1편을 보시려면 클릭하세요.

1. 해외에서는 정말 성공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해외에서도 결과는 엇갈렸다.

여행 플랫폼이 식당 예약 서비스를 인수해 시장을 키운 경우도 있었지만, 두 사업이 사실상 별개로 운영되거나 매각과 철수로 끝난 경우도 있었다.

인수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나 서비스가 계속 운영된다는 사실만으로 결합에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여기서는 식당 운영에 얼마나 깊이 들어갔는지, 이용과 거래를 실제로 연결했는지, 그 연결을 유지할 수익 구조가 있는지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아래 평가는 이러한 관점에서 내린 판단이며, 각 회사의 사업 전체에 대한 성공, 실패 판정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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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나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리크루트, 이큐, 메이투안의 네 사례에서 의미 있는 연결 방식을 찾을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들이 같은 방식으로 성과를 낸 것은 아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좋은 식당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카드 회원의 혜택으로 바꿨다. (사실 이 부분은 거대 카드사 자본을 앞세운 '치트키'라 할 수 있다.)

리크루트는 식당 운영 도구와 회원, 포인트 체계를 활용했다.

이큐는 고급 숙박과 고급 식당을 찾는 고객층의 공통점에 집중했고,

메이투안은 일상에서 반복되는 이용을 호텔과 여행으로 확장했다.

더 중요한 것은 식당이 얻는 성과, 이용자가 찾아오는 이유, 플랫폼이 돈을 버는 방식이 서로 맞물려 있는가다.

2. 일본, 중국의 사례 : ‘연결’은 어디서 이루어졌나 ?

리크루트와 이큐, 메이투안은 여행과 맛집을 연결했지만, 그 출발점과 연결 방식은 서로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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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크루트 : 하나의 앱보다 연결된 이용 기반

리크루트의 특징은 여행과 외식을 무조건 하나의 서비스로 합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자란넷과 핫페퍼 구르메는 각자의 이용 목적을 유지하면서 회원과 포인트로 연결된다.

식당 쪽에서는 예약, 매장 관리 도구로 운영상의 필요를 해결한다. 이용자에게는 식당을 찾고 예약할 이유를, 식당에는 서비스를 계속 사용할 이유를 제공하는 구조다.

다만 그룹 차원의 연결 기반이 있다고 해서 식당의 비용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과금과 포인트 부담에 걸맞은 방문 성과를 지속해서 제공해야 한다는 과제는 남는다.

이큐 : 이용 빈도보다 고객층의 적합성

이큐는 고급 숙박을 찾는 사람이 고급 식당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 집중했다.

숙박과 식당은 이용 빈도가 다르지만, 특별한 경험을 위해 비용을 지불하려는 고객층은 겹친다.

이큐는 넓은 이용자층을 한꺼번에 확보하기보다, 이 공통 고객층에 맞는 숙박과 식당을 제공하는 방식을 택했다.

식당 수수료에 기반한 모델이라도 객단가와 고객 유입의 가치가 충분하다면 작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고할 만하다.

다만 이를 일반적인 외식 시장 전체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메이투안 : 일상에서 쌓인 이용을 여행으로 확장

메이투안은 여행에서 맛집으로 내려온 것이 아니라, 식당과 지역 생활 서비스에서 호텔, 여행으로 올라갔다.

이용자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서비스 안에 다른 거래를 연결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여행할 때만 앱을 열게 만드는 대신, 이미 열고 있는 앱에서 여행 상품을 만나게 한 것이다.

물론 이용 빈도가 높다고 해서 수익성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배달 시장의 경쟁과 비용 부담은 여전히 사업 전체에 영향을 준다.

메이투안에서 참고할 것은 모든 사업이 안정적으로 성공했다는 결론이 아니라, 일상 서비스의 반복 이용을 새로운 거래로 확장한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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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성과를 낸 결합은 무엇이 달랐을까? 결과를 만든 4가지 조건

해외 사례를 보면, 중요한 것은 여행과 맛집을 한 회사 안에 넣는 일이 아니었다.

각 서비스가 작동하는 이유를 유지하면서, 서로의 이용과 거래를 늘리는 연결을 만드는 일이었다.

첫째, 식당 정보에서 끝나지 않고 실제 거래에 관여했다

식당을 소개하는 것과 예약을 완료하고 실제 방문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은 다른 일이다.

리크루트는 예약 관리와 운영 도구를 통해 식당의 일상 업무에 들어갔다.

메이투안은 주문과 매장 이용 등 실제 거래에 관여했다. 이큐는 고급 식당의 예약을 고객 수요와 연결했다.

운영 시스템을 직접 보유하는 것은 강력한 기반이 될 수 있다.

다만 모든 플랫폼이 같은 시스템을 소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직접 구축하든 제휴하든, 예약 가능 여부와 방문 결과를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더 본질적이다.

둘째, 이용자가 넘어올 만한 접점이 있었다

리크루트에는 회원과 포인트가, 메이투안에는 반복되는 일상 이용이 있었다. 이큐에는 고급 숙박과 미식이라는 공통 관심사가 있었다.

연결의 방식은 다르지만, 이용자가 다른 서비스를 쓸 이유가 있었다는 점은 같다. 단순히 메뉴 하나를 더 넣거나 배너를 노출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다.

반복 이용이 강점이 될 수도 있고, 이큐처럼 선명한 고객층이 그 역할을 대신할 수도 있다.

셋째, 비용을 부담하는 쪽이 얻는 가치가 분명했다

식당이 수수료를 낸다면 그만큼의 방문 성과나 운영 효율이 있어야 한다. 이용자가 비용을 낸다면 예약의 편의나 특별한 접근 혜택이 있어야 한다.

이큐는 고급 식당에 적합한 고객을 연결하는 데 집중했다. 같은 식당 예약이라도 누가 무엇을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지에 따라 사업 구조는 달라진다.

핵심은 식당 밖에서만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비용을 부담하는 주체가 그 비용보다 큰 가치를 얻는 구조인가가 중요하다.

넷째, 시장과 고객에 맞게 연결 방식을 달리했다

모든 식당에 같은 예약 모델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파인다이닝과 일반 식당은 객단가, 체류시간, 노쇼의 영향이 다르다. 국내 이용자와 외국인 관광객이 예약 과정에서 겪는 불편도 다르다.

성과를 낸 사례들은 이 차이를 무시하지 않았다. 시장 전체를 한 번에 묶기보다,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와 고객층에 맞춰 연결 방식을 설계했다.

결국 공통점은 하나다. 서비스를 먼저 합친 것이 아니라, 연결했을 때 가치가 커지는 지점을 먼저 찾았다.

4. 국내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도전자 : 캐치테이블

국내에서 맛집과 여행의 결합 가능성에 가까운 곳을 꼽자면, 나는 캐치테이블이라고 본다.

식당 운영과 미식 수요를 바탕으로 여행객의 이용까지 넓혀 가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식당의 불편을 해결하며 성장했다

캐치테이블은 매장용 예약 관리에서 출발해 예약금, 웨이팅, POS로 서비스를 넓혔다.

단순히 손님을 보내 주는 데 그치지 않고, 리크루트처럼 식당이 매일 쓰는 도구가 된 것이다.

둘째, 파인다이닝에 집중하며 차별화를 만들었다

체류시간이 길고 좌석이 제한적인 파인다이닝은 예약 관리가 꼭 필요한 시장이다.

캐치테이블은 이 시장에 집중해 식당과 미식에 관심이 높은 이용자를 함께 모았다.

이후 ‘흑백요리사’로 높아진 관심이 예약으로 이어지면서, ‘좋은 식당은 캐치테이블에서 예약한다’는 인식도 강화됐다고 본다.

이큐가 고급 식당과 고객층에 집중한 방식과 닮아 있다.

셋째, 이용자가 직접 찾아오는 힘이 있다

시밀러웹 자료 기준으로 검색과 직접 방문이 유입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다수의 식당 예약 사이트가, 네이버, 구글 등의 채널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용자들이 캐치테이블을 떠올리고, 찾아오는 기반이 있다는 것은 향후, 추가 비즈니스를 연결 할 때도 장점이 될 수 있다.

넷째, 미식을 통해 여행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2026년 5월 기준 글로벌 앱 월간 이용자는 약 112만 명으로 전년보다 122% 늘었다.

일본에서도 식당에 웨이팅 키오스크 등 운영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고, 실제로 일본 주요 도시의 유명 음식점 앞을 지나면, 캐치테이블의 웨이팅 키오스크를 찾아 볼 수 있다.

아직 여행 사업의 성공으로 볼 단계는 아니지만, 식당에서 쌓은 기반이 여행객의 수요와 만날 가능성을 보여준다.

남은 과제는 수익성이다

매출은 2023년 75.5억 원에서 2025년 301.2억 원으로 늘었고, 영업손실은 215.2억 원에서 약 86억 원으로 줄었다.

다만 여전히 적자이며, 일본 진출 비용과 식당의 수수료 부담도 풀어야 한다.

그럼에도 식당 운영, 핵심 고객, 자체 모객력, 여행객과의 접점을 함께 쌓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맛집과 여행의 연결 가능성을 살펴볼 만한 사례다.

개인적 바램이지만, ‘캐치테이블’이 현재의 위기와 숙제를 잘 풀어나가면서, 맛집 기반의 여행 플랫폼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캐치테이블의 누적 투자금 1,000억원 이상, 누적 결손금 636억원 - 2025년 감사보고서 기준)

5. 어떤 조건이 바뀌어야 의미 있는 결합이 가능할까?

해외 사례와 캐치테이블을 보면, 국내에서 필요한 변화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꼭 필요한 이용자부터 찾아야 한다

이미 네이버 지도와 SNS로 식당을 찾는 사람에게 여행 앱을 쓰게 하기는 어렵다.

반면 방한 외국인은 언어와 결제 문제로 식당 예약에 어려움을 겪는다. 모두를 위한 맛집 서비스보다, 이런 불편을 해결하는 데서 시작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이큐가 고급 숙박과 미식을 찾는 고객에게 집중한 것처럼, 두 서비스를 함께 쓸 이유가 있는 고객을 먼저 찾아야 한다.

둘째, 인수보다 예약과 방문을 연결하는 일이 먼저다

여행 앱에 맛집 정보만 넣어서는 부족하다. 식당을 찾은 뒤 예약하고, 결제하고, 방문하기까지 편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식당 운영 시스템을 직접 만들거나 인수할 필요는 없다. 이미 식당이 쓰는 서비스와 제휴해도 된다.

중요한 것은 같은 회사가 되는 일이 아니라, 이용자의 불편이 줄어드는 일이다.

셋째, 식당과 플랫폼 모두에게 남는 장사여야 한다

식당이 수수료를 낸다면 그만큼 손님이 늘거나 운영이 편해져야 한다.

이용자 수가 늘어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식당에는 매출이, 플랫폼에는 이익이 남아야 오래갈 수 있다.

결국 필요한 것은 더 큰 인수가 아니다. 이용자는 편해지고, 식당은 손님을 얻고, 플랫폼은 수익을 남기는 연결이다.

국내에서 여행과 맛집의 결합도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6. 맺는 말 : 연결은 식당 현장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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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 나는 ‘이용자는 왜 이 서비스로 식당을 찾고, 식당은 왜 이 시스템을 계속 써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해외 사례에서 찾은 답은 하나의 앱이나 더 큰 인수가 아니었다.

식당의 불편을 해결하고, 이용자가 찾아올 이유를 만들며, 그 연결을 유지할 수익을 남기는 일이었다.

방식은 달랐지만, 각자가 얻는 가치가 분명해야 한다는 점은 같았다.

캐치테이블의 가능성도 여기에 있다. 식당 운영에서 출발해 이용자를 모았고, 이제 여행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남은 과제는 이 성장이 식당과 플랫폼 모두의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여행과 맛집은 여전히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다만 같은 회사가 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식당을 찾는 일이 실제 예약과 방문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여행의 절반이 먹는 것이라면, 그 절반을 채우는 연결은 앱 안의 맛집 목록이 아니라, 식당 현장에서 시작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