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숨기고 싶은 것은 있다. 야놀자는?
얼마전 야놀자는 반기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그 후에 언론보도로 야놀자 클라우드의 성과를 인포그래픽으로 자세하게 자랑하기도 했죠. 과연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지는 잘 알겠습니다. 그렇지만..

야놀자 반기보고서, '선언'은 많고 '실체'는 모호한 신사업
국내 대표 여행/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최근 발표한 반기보고서는 기업의 성장성과 재무 건전성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보고서의 면밀한 분석은 투자자와 대중에게 야놀자의 사업 전략과 자금 운용에 있어 여전히 베일에 싸인 부분이 많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특히 신사업 추진과 조달 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는 선언적 수준에 머물거나 아예 공개되지 않아, 투명성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습니다.
지난 2025년 8월 14일 발표된 야놀자의 반기보고서
이번 반기보고서에서 야놀자가 자랑하고 싶어하는 내용들은 아래의 기사에 잘 포장되어 정리되어 있습니다.

클라우드와 해외 성적 등 자랑하고 싶은 내용으로 가득찬 반기보고서 요약
정관 속 미지의 신사업들: 선언만 있고 실체는 없다
야놀자의 정관에는 데이터베이스 정보 제공업, 사업 및 정보중개 서비스업, 숙박 및 요식업, 지식기반서비스업, 그리고 자회사 등에 대한 업무지원 사업 등 다양한 사업 목적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중 상당수의 사업 목적 옆에는 '미영위'라는 표기가 붙어있습니다. 이는 정관상 사업 영역을 넓게 설정해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해당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더욱 눈에 띄는 점은 2023년 4월 27일 '렌탈업'이 정관상 사업 목적에 추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업 분야의 시장 특성, 규모 및 성장성, 신규 사업 관련 투자 및 예상 자금 소요액, 투자 자금 조달원천, 예상 투자 회수 기간, 사업 추진 현황, 기존 사업과의 연관성, 주요 위험, 향후 추진 계획 등 핵심적인 정보들이 일괄적으로 "당사 플랫폼 부문 분할로 동 사업의 일체를 분할신설회사로 이전함에 따라, 해당 목적사업은 영위하고 있지 않습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정관에 포함된 신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과 실행 계획을 전혀 파악할 수 없게 만듭니다. 사업 목적 추가가 단순히 잠재적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함인지, 아니면 실제적인 사업 추진 의지가 있었으나 철회된 것인지, 그 배경에 대한 설명이 부재하여 아쉬움을 남깁니다.
자금 조달 실적은 있지만, 사용 내역은 '해당사항 없음'
기업이 증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사업 확장의 필수적인 과정이며, 그 사용 내역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할 핵심 정보입니다. 그러나 야놀자 반기보고서의 '증권의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실적' 및 '증권의 발행을 통해 조달된 자금의 사용실적' 항목에서는 공모 자금 및 사모 자금의 사용 내역이 모두 '해당사항 없음'으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미사용 자금의 운용 내역 또한 공개되지 않아, 회사가 조달한 자금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의 공백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대규모 자금 조달을 수반하는 기업에게 있어 자금의 사용처는 미래 성장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정보가 부재하다는 것은 투자자들의 합리적인 판단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경영진의 진단 및 사업 부문별 상세 정보의 한계
보고서의 '이사의 경영진단 및 분석의견' 항목은 "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에 따라 반기보고서의 본 항목을 기재하지 않습니다"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는 형식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경영진이 직접 회사의 성과와 미래 전략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반기 보고서라는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경영진의 시각이 담긴 정보는 투자자들에게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사업의 내용'에서는 Consumer platform 부문과 Enterprise solution 부문의 주요 서비스 및 사업 내용을 설명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의 추상적인 설명에 그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트래블'이나 '레저&컬쳐' 상품의 가격 변동 추이에 대해 계절성, 물가, 유류할증료, 제휴점의 경쟁 및 경영 환경 등 일반적인 요인을 언급할 뿐, 야놀자만의 차별화된 가격 책정 전략이나 시장 대응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부족합니다. 경쟁력 역시 이야기 하고 있지 않습니다. 매출 현황 또한 품목별 매출이 제시되기는 하나, 각 사업 부문 내의 세부적인 제품이나 서비스 품목별 매출액은 '4. 매출 및 수주상황' 항목을 참고하라고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매출 현황은 '상품매출', '광고수익', '판매수수료수익', '용역매출', '공연수입' 등 매우 광범위한 범주로만 구분되어 있습니다. 이는 각 사업 부문의 실질적인 성장 동력이나 수익성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이는 매출에 대한 노출이 자신들의 약점을 노출하는 것으로 판단한다는 의도가 다분히 숨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야놀자 클라우드는 왜?
반기 보고서 발표 얼마 후 야놀자 클라우드 사업부문에 대해서 보도자료가 일제히 배포 되었습니다.

배포된 그래픽을 보시면 굉장히 잘 성장하고 있는 클라우드 사업을 자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랑이긴 하죠. 하지만 적극적으로 숨긴 부분은 꽤 아픈 손가락일 것 같습니다. 네 자국 내 시장에 대한 성적은 숨겨져 있습니다.

과연 국내에서 야놀자클라우드의 성과는 어떤 상황일까요? 내년 발표될 국내 자회사들의 성적표를 기다려봐야 겠지만 아직도 국내에서는 반전시키지 못한 상황으로 예상됩니다.
투명성을 높여야 할 때
야놀자는 국내외 여행/여가 산업의 선두 주자로서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반기보고서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정보의 공백과 모호성은 기업이 지향하는 혁신과 성장 가치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기업공시의 목적이 단순한 형식적 준수를 넘어, 이해관계자들에게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와 미래를 투명하게 제시하는 데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야놀자는 신사업 추진 현황, 자금 사용 내역, 그리고 사업 부문별 상세 전략에 대해 더욱 명확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이는 장기적인 기업 가치 제고와 투자자 신뢰 확보를 위한 필수적인 과제입니다.

그외에도 Nol-Universe 설립에 따른 야놀자플랫폼 - 트리플 - 인터파크 인원간의 보이지 않는 알력과 자원 낭비, 사내 정치 이슈는 덤입니다. 이 내용은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